개표일인 20일 오후, 이 예상은 거의 적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은 여론조사를 제외한 선거인단 3185표 중 박근혜 후보가 1637표를 획득, 이명박 후보의 1517표에 120표 앞선 것이다. 전국 선거인단 투표에서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게 432표를 앞섰으니 전체 선거인단 승리표의 30% 가량이 울산에서 나온 셈이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 후보측이나 박 후보측이 모두 놀랐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나라당 울산 지역구 소속 4명의 국회의원 중 3명, 16명의 시의원 중 12명, 당원협의회장 중 대다수가 모두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과 함께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양측의 감정싸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 공천문제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한나라당 울산시당의 경선 휴유증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양측이 도저히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런 예측은 치열했던 선거전에서 찾을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박 캠프측은 당원, 대의원, 일반시민 경선 참여자 등을 대면하면서 주로 언론에서 거론된 이 후보의 부도덕성을 거론했다. 그것도 신랄하게. 그런데 이제와서 "이 후보가 휼륭한 후보"라고 선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자기부정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부도덕하다고 강조한 사람을 다시 그렇지 않다고 띄워주기가 쉽겠냐"며 "이런 점이 두 캠프가 함께 갈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내년 총선의 지역 최대 격전지로 전망되는 울산 중구 공천 경쟁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일고 있다. 경선에서 박 캠프 울산 좌장을 맡은 현 정갑윤 국회의원과 이 캠프측 좌장을 맡은 김철욱 시의회 의장이 중구에서 피할 수 없는 공천 한판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 이것이 차후 울산 한나라당의 가장 큰 논쟁거리로 거론된다. 단, 공천의 주인공이 의외의 선전을 이끈 박 캠프쪽 정갑윤 의원이냐, 승리측 좌장인 김철욱 시의장이냐 하는 문제는 '깃발만 꽂으면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된다'는 지금까지 이 지역 관행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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