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냄새도 좋지만, 사람냄새가 나서 더 좋아." 혼자 사시는 김 아무개(73)할아버지는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해간 고등어 조림과 북적됨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시청 공무원으로 구성된 공무원 자원봉사단 17명이 23일 오후 울주군 범서읍 지역에서 혼자사는 노인·장애인 다섯가구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울산 공무원 자원봉사단은 여러개의 자봉봉사 동아리로 구성됐고 매월 한차례 봉사의 날을 정해 활동하고 있다. 이날 봉사활동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에 예정날짜보다 빨리 실시됐고, 지난 20일 사전에 이 가구들을 방문해 필요한 생필품과 봉사할 내용을 파악해 놨다. 한 노인의 집은 창문에 여름철에 쳐진 방충망만 쳐진 채 찬바람이 생생 들어왔다. 자를 재어 준비해간 재료로 창문을 막는 손길들이 바쁘게 이어졌다. 김 아무개 할아버지는 창문이 막아지자 "훈훈하다"고 말했다. 미리 발 치수를 재어 간 덕에 사가져 간 털신을 신으니 할아버지 발에 꼭 맞다. 이들은 준비해 간 수건이며 비누, 치약을 전달하고 재활용 냉장고를 설치하기도 했다. 허리가 아프다는 한 할아버지집에는 따지 못한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한 봉사자가 감을 따 드리니 할아버지가 주머니에 서너개의 감을 넣어주며 "아이들 주라"고 한다.
엉망이 돼 있는 부엌 청소를 하는 여성공무원의 손길도 바쁘다. 이 여성은 "여자 할머니는 혼자 살아도 깨끗한 데 남자분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혼자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자녀가 있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 몇년 동안 자식 얼굴구경을 못했다고 한다. 범서 굴화리의 한 할아버지 집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애를 먹기도 했다. 공무원 자원봉사자 인솔 담당인 울산시 자치행정과 신정필씨는 "할아버지 댁을 미리 방문해 필요한 물품과 봉사활 내용을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우리 봉사가 일회성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보람있어 좋다"고 말했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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